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글이 술술 나오지 않을 때에는 그냥 번호를 붙여 일련의 형태로 나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. 어렸을 적 쓰던 일기처럼, 조금은 두서없지만 양적으로는 흡족한 정도로. 빽빽하게. 이건 지금은 좀 무리인 것도 같지만...앉은뱅이 책상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쓰려니까 양반다리 한 허벅지 아랫부분 근육이 탈 것만 같어. 양쪽의 불쌍한 그 무슨 해부학적 명칭이 있겠지만은 암튼 그 부분들이 내 상체를 다 지탱하고 있는 기분이야...물론 척추도 한 몫하고 있지만서도 그쪽 부근 통증이 무시하기엔 매초 격렬해져서리. 어휴 진짜 등받이 의자를 사야겠습니다.
1. 날씨가 일주일 정도만 해도 와 이제 봄인가 할 정도로 따뜻해졌다고 생각했던것 같은데 역시나 동장군이 마지막 기승을 부리더군요. 올해도 어김없이. 그래도 오늘은 뭔가 좀 체념하신듯, 조금 햇살도 비추고 바람도 덜 시리고 하더라고요. 좋았어요. 딱히 날씨가 따뜻해졌겠거니 하고 공원을 돌려고(도려고?아니다 이건...)했던 건 아니어서 나와보니 꽤나 따스한 날씨에 검은색으로 우중충한 바람막이가 멋쩍게 느껴지기까지 했어요. 호수공원은 사계절 내내 가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봄이, 봄에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. 바닥이 다 보이는 얕은 호숫물이 찰랑이는 것도, 물결마다 내려앉아 같이 울렁이는 햇빛조각도. 아직 잎사귀가 돋아나진 않았지만 명백히 그 안에서 준비하고 있을 나무들도. 생명력으로 둘러싸인 기분은 이루말할것없이 벅찹니다.
그래도 역시 봄이 오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건 사람. 사람들이죠. 킥보드를 타는 꼬마부터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노인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그 나름의 방식으로 그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공원에 존재했습니다. 기분이 묘했던건 산책로 트랙을 따라 걸으며 지나친 타임머신 연대기. 게이트볼장-농구대-놀이터 순서로 지나쳤는데, 정말 당연한 것이지만 그 순간 정말 나는 늙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리고 그 늙기까지의 과정속에 그 나이대의 각각 다른 나의 모습들이 존재한다는 것도. 인간 모두가 그 나이대를 살아나가는 순간은 그 순간밖에 없고 결코 돌이킬 수도 그냥 넘어갈 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. 늙는다는 것, 늙었다는 것이 두렵고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음에 보상받을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순간 나에게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.
2. 망상같은게 엄청 폭발하는데 엄청인 만큼 써 두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. 쉣. 다여섯개는 생각해뒀던 것 같은데 다 까먹었어.
태그 : 그냥






덧글